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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원더풀 노후(wonderful 老後)
이름 이정범
작성일자 2020-07-14


 

요즈음 항간(巷間)에서는 일건(一健), 이처(二妻), 삼사(三事), 사재(四財), 오우(五友)5()으로 손꼽고 있다. 이들 복에다 죽는 복도 받았다면 천복(天福)을 누렸다고 볼 수가 있겠다. 그리고 사람들은 ‘9988 234’를 연호허면서 젊게 살고 싶어 하고 어떤 사람은 (form)() 폼사()’를 부르짖기도 한다.

잘 살다가 잘 죽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다 있는가 보다.

 

철학자 쇼펜하우어(A.Schopenhauer)는 말했다. ‘사람은 고통과 권태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는 시계 추와 같은 삶을 살다가 죽는 것이 인생이다!’ 라고.

김형석 교수도 말한다. ‘100세 넘은 나이를 살면서 되돌아 보니 인생의 황금기는 젊은 시절이 아니고 은퇴 후 대략 10년 동안이더라고!

이 시기가 가장 편안하고 살만하더라고 말하셨다. 

 

이 귀한 시기를 별 성과 없이, 정신없이 보낸 나였기에, 남은 여생 만은 후회 없이 잘 보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하지만 세월은 야속하게도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 버린다. 남은 것은 초조감과 안타까움 뿐이다. 늙음은 병이다(Senectus ipsa est morbus)라고 로마 철인 세네카(L.A. Seneca)가 말했다. 나도 팔순의 나이가 가까우니 심신이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것 같다.

 

어떤 삶이 가장 좋다고 말 할 수 있을까? 품격 있는 노후를 위해서는 어떤 좋은 길이 있을까? 곰곰히 생각해 봐도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 하여, 몇몇 시인들과 철인들의 말과 작품 속에서 그 길을 찾아 보기로 했다. 왜냐하면 그들이야 말로 감성이 풍부하고 삶의 적나라한 면을 잘 표현해 줄 것 같아서다.

 

뭉게구름을 노래했던 헤르만 헷세(H.Hesse)는 사람이 늙으면 마치 안개 속을 걷는 걷는 것 같다고 하였다. 모든 것이 흐릿하고 몽롱해지다가 종내에는 죽음이란 심연(深淵)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고 하였다. 힘 있고 활기찬 젊은 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내 주위로 몰려 든다. 하지만 인생의 안개가 끼게 되면, 주변 인 들이 하나 둘 떠나고 마침내는 혼자가 되고 외롭게 되고 만다.(Einsamsein). 이와 같은 외로운 존재가 인생의 운명이라고 절규한다.

 

미국의 여류시인 베이커(W. Baker)가 쓴 사랑스럽게 나이 들게 하소서!” (Let me grow lovely)라는 시가 있다.

험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늙어서도 사랑을 받으며 살 수 있음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시다.

이 세상엔 오래 될수록 값이 더 나가고 빛 나는 것들이 있다. 예로서 코끼리의 상아(ivory), 식탁 등을 장식하는 레이스(lace), 몇 천 년이 지나도 찬란하게 빛을 발하는 금장식들(gold), 그리고 오랜 세월에도 변하지 않는 비단(silk) 등을 예시(例示)하고 있다.

 노거수(老巨樹) 밑에는 신령스러움과 치유의 신이 있을 것 같아서 사람들이 그 밑에서 복을 빌기도 한다. 오래된 도시와 유적들, 골동품들에도 사람들은 흥미와 매력을 느낀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이 늙어서도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살 수 있노라고 노래하고 있다.

 

영국의 계관(桂冠)시인 워즈워스(W. Wordsworth)초원의 빛” 이란 시에서 고무적인 말로 나이 듦을 찬양한다. 젊은 날들은 싱싱한 풀잎 같고, 아름다운 꽃들과 같다. 하지만 늙어서도 좋은 점이 많이 있다. 노인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 연민의 정(sympathy)은 물론, 모진 세상을 잘도 해쳐 나왔다는 안도감과 위로의 힘(soothing thought), 죽어서 천국에 갈 것이라는 믿음(faith),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명철해짐(philosophic mind)! 이 모든 것들은 나이가 들면 더 완숙하고 돈독(敦篤)해진다고 했다.

 

사무엘 울만(S.Ulman)은 그의 시 청춘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세월을 거듭하여 나이가 드는 것 만으로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 늙어서도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 희망,기쁜 마음,용기. 힘이 있다면 젊게 살 수 있다. 다만 정열을 잃을 때 만이 비로소 영혼이 시들기 시작한다. 고민, 의심, 불안, 공포, 실망 이런 것들이 사람을 늙게 하고 정신을 혼미하게 한다. 인간은 모름지기 신념을, 자신감을, 희망을 가져야 한다. 영감이 끊어지고 비탄의 백설(白雪)이 마음 속 깊이까지 덮어서 냉소(冷笑)의 얼음이 마음을 굳게 닫을 때만이 비로소 사람은 늙기 시작한다. 그래서 늙어도 꿈을 가지고 살아야 젊게 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일본의 할머니 시인 시바타도요(柴田 トヨ)약해지지 마라는 시집에서, 살아 있기만 해도 좋은 것이니 늙었다고 절대 기죽지 말고 체념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했다.


또 세계적으로 명망이 높은 존 맥아더(John McArthur) 목사도, 사람이 지금도 할 수 있다라는 꿈만 가지고 있다면 늙지 않는다고 했다.

 

고대 로마의 철인 키케로(Cicero)도 모든 악의 근원 및 쾌락과 탐욕으로부터 벗어나게 되는 노후를 더 좋아한다고 했다.


필자도 종심의 나이를 넘겨서 보니 비로소 삶의 무거운 짐을 내려 놓을 수 있었고 마음도 더 홀가분해졌음을 밝힌다.

 

시인 프로스트(R. Frost)는 눈 내리는 어둑한 저녁을 조랑말과 함께 언덕에 홀로 서서 저 멀리 바라 보이는 어두운 숲을 조망(眺望)하면서 죽음을 관조(觀照)해 보았노라고 회상하고 있다. 죽음이란 일변 매혹스런  마음이 들지만 깊은 암흑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가야 할 길이 아직 멀고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고 읊조린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여류 시인 티즈데일(W.Teasedale)이 죽을 때 읊고 싶다는 기도다.

나는 채찍처럼 후려치는 듯한 매서운 눈보라마저 사랑했다. 가슴을 후벼 파는 말들을 듣고서도 좋은 말로 응대했다. 그때 생긴 상처가 심장을 찌르는 것 같아도 온 힘을 다해 사랑하도록 노력했다. 그래서 온 세상이 경이롭게 보이는 어린애들처럼 살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나도 5복에 천수(天壽)를 누리고 살다 죽고 싶다. 삶의 마무리를 잘 하고 싶다. 그렇게 살아 온 사람들의 인생 여정을 눈여겨 보게 되면 모든 게 그저 주어지지는 않은 것 같다. 온갖 지혜와 노력을 다 경주한 후에야 비로소 하늘이 복을 내려 주는 것 같다,

 

선현들의 명구(名句)와 시()들은 내게 많은 도움을 준다. 많은 영감도 준다. 삶의 예지를 심어 준다. 영혼을 고양(高揚)시키고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삶의 자양분(滋養分)이 되고 방향을 제시해 준다. 폭풍을 만난 배가 항구까지 가려면 선장의 지혜는 물론 행운도 뒤따라 주어야 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도와 준다는 말을 되 뇌면서 오늘도 열심히 복 된 삶을 가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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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대학교 명예교수회지 제 18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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