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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예레미야 33:3)
이 말은 감옥에 갇혀 있던 선지자 예레미아에게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어떤 환경에 있더라도 하나님께 간구하고 최선을 다하면 길을 열어 주신다는 말인 것 같다.
나는 중학교 졸업 후 진학은 꿈도 못 꿨는데, 거창고등학교엘 가면 돈 없어도 공부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입학했다.
그 당시는 6.25 전쟁을 겪은 몇년 후로 국내 사정이 별로 안 좋았을 뿐만 아니라 거고(居高)가 설립 초기여서 건물도 초라했고 선생님들도 교사 경험이 없는 선생님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교장선생님 이하 모든 선생님들의 가르치려는 열정만은 대단했다.
미션 스쿨(mission school)이라서 채플(chapel)시간에 교장선생님의 설교를 듣고 예수님을 알게 되었다.
미국 신학대학을 다니시다 중도에 귀국하신 교장선생님의 설교 말씀은 한창 감수성이 예민했던 나를 감동시켰고 예수를 믿게 되었다.
그 당시 나는 거창읍 동동(東洞), 어느 구석진 방에서 자취를 하면서 학교를 다녔다.
월사금(月謝金)은 장학생이 되어 면제였지만 어느 날 학교에 돈을 내야했는데 없었다.
그래서 교장선생님이 기도하면 모든 소원을 들어주신다는 말이 생각나서 간절하게 기도를 드렸다.
내일 아침 학교 갈 때 얼마가 필요하니 꼭 장만해 주십사고 기도했다.
그런데 참 신기한 일도 있었다! 이튿날 아침 학교를 나서는데 주인 집 할머니가 뜬금없이 돈을 주시는 게 아닌가!
단언컨데 할머님껜 내색이라곤 한 적이 없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 날 수 있을까? 하고 신비로워 했다.
그 후론 어려운 일에 부닥칠 때마다 기도하는 버릇이 생겼다.
또 예수도 더 열심히 믿게 되고 의사가 되어 지금까지 왔다.
도저히 상급학교는 엄두도 못 낼 내가 오늘의 내가 된 것은 오로지 전 영창 교장선생님이란 훌륭한 분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 분 때문에 예수님을 믿게 되었고 신앙의 힘으로 오늘까지 살아왔다.
돌이켜 보니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고 곤란의 연속이었지만 그때마다 하나님께 간구하였다.
고백하건데 내가 드렸던 모든 소원들을 하나님께선 다 들어주셨던 것 같다.
살면서 겪었던 숱한 고난들과 위기의 순간들이 기도와 함께 모든 것이 풀렸고, 삶의 고비마다 만나게 된 크고 비밀스러운(great and unsearchable)사연들을 고스란히 간직한 체 지금까지 살아왔다.
하나님이 응답하실 때까지 끈질기게 간구하는 기도는 하나님을 이길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된다.
또 기도가 하늘나라의 비밀 문을 여는 열쇠가 되어 주었다.
기도의 비밀을 알고 나서 부터는, 중요한 성경 구절들을 반복해서 달달 외웠고, 그 기도 구절들을 모두 모아 옮겨보니 A4 용지 17장을 가득 채웠고, 빨리 읽어도 한 시간 이상이나 소요되는 꾀 많은 분량이 되었다.
그렇게 어렵사리 작성된 기도문을 내 혼자 간직하기엔 너무 아까워서, 몇 년 전 아들에게 가보(家寶) 제1호로 대물림하자면서 같이 가지기로 하였다.
기도야 말로 내 생활을 복되게 해 주는 확실한 길이라고 생각된다.
하나님께서 기도라는 은혜의 수단을 통하여 나에게 한량없는 은혜와 축복을 주셨기 때문에, 기도는 내가 세상 사는 날 동안 투자할 수 있는 대상들 가운데 가장 값진 선물이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여태까지 받은 복은 내 노력으로 이루어졌다기 보다는 어떤 큰 비밀이 가득한 힘이 있어서 삶의 고비마다 은혜로 내려져 왔다고 확신한다.
항상 눈동자 처럼 지켜주시고 보호해 주시면서 때를 따라 크고 비밀한 것들을 보여주시는 주님께, '돌아보면' 이란 애송시를 음송(吟誦)해 바친다.
'돌아보면 혼자인데 기도하니 동행하십니다.
돌아보면 가진 것 없는데 기도하니 천국이 나의 것입니다.
돌아보면 나약한데 기도하니 주님의 자녀입니다.
돌아보면 사방이 막혀있는데 기도하니 하늘 문이 열려있습니다.
돌아보면 세상이 막막한데 기도하니 영원한 영생과 생명입니다.
돌아보면 내가 한 것 같은데 알고보니 하느님이 하신겁니다.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아멘-
대봉교회보 제 91호 생명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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