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면담 서론 면담의 사전적(辭典的) 의미는 두 사람 이상이 만나서 어떤 관심사에 대해서 서로 상의하는 담화의 한 형태로서 일상적 대화와는 달리 어떤 특별한 목적의 공식적인 성격을 지니는 행위로서 이 중 의학적인 면담(medical interview)이란, 도움을 필요로 하는 환자나 사람이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의사를 상대로 해서 의학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필요한 것을 충족하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면담 중에서도 일반적인 의학적 면담과 정신과적인 면담의 차이가 있는데, 일반적인 의학적 면담은 어디까지나 자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일반적으로 환자가 의사에게 협조하지만, 정신과적 면담(psychiatric interview)은 때로 면담을 하러 온 사람이 가족이나 타인에 의해 정신과의사에게 의뢰된 것이 많다. 일반적인 의학적 면담은 옳은 진단을 내리고 적절한 치료를 하기 위하여 의학적 병력 청취를 강조하는 반면, 정신과 환자를 위한 진단과 치료는 현 병력만큼이나 중요하게 환자의 인생사 전체(total life history)에 바탕을 두고 환자의 생활 스타일(life style), 자기-평가(self-appraisal), 그리고 전통적인 대처방식(traditional coping pattern)등을 포함하여야한다. 의학면담의 원리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은, 면담을 원하는 환자의 모든 행동에는 이유와 목적이 있다는 것에 우선 착안을 두어야하며 환자의 반응 중 즉각적으로 관찰되는 것뿐만 아니라 관찰될 수 없고 지연된 반응들을 주목하여 이를 가능한 한 정확히 예측하여야 하며 환자와의 개방적 신뢰관계와 자각 및 자주성의 회복을 위하여 각별히 노력을 기울어야한다. 면담의 목표로서는 환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우선 알아내야하는데 이 환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어떻게 하면 환자의 생각(mind) 과 행동양식을 바꿀 것인가와 환자가 무엇을 알아야 만하고 실천해야 할까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의학적 면담의 기능에는 첫째, 효과적인 의사-환자관계를 수립하고 유지하며 둘째, 환자의 문제를 평가하기 위한 유익하고도 세세한 정보를 얻는 것 셋째, 의사가 환자를 교육하고 치료에 잘 협력하도록 하게 하는 것이다.1) 운전자에게는 고도의 숙련된 운전기술이 필요한 것같이 의사에게는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전반적인 과정에 있어서의 핵심적인 임상기술이 의학면담이요,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를 일컬어 의학적인 면담기법(medical interview technique)이라고 말하며 임상의들이 꼭 갖춰야 할 기본적인 임상수기(basic medical skill)가 되겠다. 환자와의 원활한 면담을 통해 의사는 환자와 협력적인 치료관계를 확립하고, 환자의 질병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으며 나아가 환자를 치료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2) 그리고 이 기술은 장기간의 경험과 훈련을 통하여야 만이 달성될 수 있는 것이며 어디까지나 환자중심의 치료를 하기위한 환자와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환자와의 친밀한 인간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든 면담에는 내용(content)과 과정(process)이 있는데, 내용이라 함은 환자와 말하려고 하는 문제들로서 이 문제들을 원활하게 해주는 과정과 흐름이 있어야 하며, 이때 서로의 감정이나 미세한 몸짓 등을 하나도 빼 놓지 않고 세밀하게 관찰하여야한다. 이러한 기본기술이 있어야만 효율적인 병력청취(history taking)를 할 수 있고 환자교육과 동기부여를 통한 치료를 잘 할 수 있으며, 적절한 감정대응기법을 통하여 환자와의 관계증진도 도모하게 되는 것이다. 의학면담에 있어서 대인 관계적 요소는 의사의 처치 개입 못지않게 매우 중요하다. 또 환자와의 관계가 좋아야 치료(care)가 잘되고 순응도가 좋아지며 의사들의 지시(recommendation)에도 잘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3)4) 참고로 이 시대의 위대한 인간관계 전문가인 데일 카네기는 뛰어난 인간관계 기법5) '여섯 가지'를 제시했던바 환자도 인간인 이상, 좋은 인간관계를 가지는 것도 환자와의 면담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한 방편이 되는 줄 알고 여기서 인용해 보자. 즉, 환자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며 미소를 지으면서 얼굴을 온화하게 하는 것, 환자의 이름을 아는 것은 그 사람에게 다른 어떤 다른 말보다 달콤하고 중요한 소리라는 것을 기억하고 환자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며 환자가 흥미를 가지는 것에도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환자에게 "그들이 중요하다."고 느끼도록 진심을 다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효과적으로 면담을 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환자의 만족도, 환자의 순응도 및 치료 결과와 밀접하게 상관성이 높게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6)7) 면담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촉진적 관계를 위해서는 의사-환자 서로 간에 공감적 이해를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상호 수용적 존중의 태도를 보이는 것도 한 성공요인이 될 수 있으며 면담 도중 위선적이 아니고 항상 순수하게 대하면서 일관되게 성실함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며, 마지막으로 상대방 환자의 문제를 도와줄 수 있는 능력과 방법을 보여주는 전문적 능력을 보여주는 것도 한 방법이 된다. 또, 환자가 무슨 말을 하는 가를 몸짓과 표정을 포함해서 환자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8) 약 10-20분간 진행되는 환자들에게 쏟을 시간을 생략해버리거나, 면담도중 환자들의 생각이나 감정을 무시해 버리면 환자들이 의사에 대한 존경심을 덜 가지게 된다고 한다.9) 또한 의사가 환자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거나 싫증을 내는 기색을 보인다든지 또는, 귀찮게 여긴다든지 하거나 또는 의사가 무슨 바쁜 일로 초조한 기색을 보인다든지 하면 환자에게 들을 수 있는 중요한 정보들을 놓치기 십상이다. 의사들은 환자들로부터 많은 정보를 알아내야하지마는 반면에 쓸데없이 계속 지껄이고 있는 환자들의 말을 가로막는 경우가 가끔 있는 데, 이 쓸데없다고 생각되는 말들 속에서도 중요한 정보가 있을 수가 있다. 어디까지나 진찰실은 쾌적한 장소이어야 하며 환자가 편안함을 느껴야하고 주위 환경도 환자의 마음에 들어 편안한 분위기를 느끼도록 해 주어야 한다. 면담이 시작 되면 환자가 안도하도록 환자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면담하도록 하고 환자가 말하는 것은 병상일지(chart)에 충실히 기록은 하되 면담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여 환자의 마음속에 이 의사가 정말 나의 아픈 곳이나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고자하는구나 라는 마음이 들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며, 한마디로 환자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면담도중에 느끼는 의사의 감정이나 환자로부터 받은 직관(intuition)은 환자들이 병을 앓고 있으면서 어떻게 그 병과 지내고 있는가를 대충 짐작 할 수 있게 한다.10) 그리고 환자가 취하고 있는 태도나 말투 예를 들면, 다리를 꼬고 있는 태도 등을 보아서 환자의 정신 상태를 짐작 해 볼 수가 있는 것이다. 환자와의 면담이 잘 이루어질 때 의사의 과실과 치료 잘못으로 오는 소송사건(malpractice suits)도 적어진다고 하며 또 설령 치료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법정소송 등에 휘말리지 않고 무사히 잘 넘어간다고 한다.11) 환자를 정말 내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해 주면 환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속속들이 알게 되고 파 해쳐져서 환자가 가지고 있는 기능성 증상들이든지 또는 별 것도 아닌 기질적 문제를 가지고 크게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조바심을 쉽게 치유해 나갈 수가 있다고 한다.12) 고로 환자를 인격적으로 따뜻하게 대해주고 존중해주며 관계를 돈독히 할 때만이 면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며 이후에 행해지는 검사나 투약 또는 시술이나 수술을 원활히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생-정신(bio-psycho)의학적 방법으로 환자를 진료하고자 할 때는 소위 임상에서 자주 적용해보는 "BATHE" 술법13) 을 적용시켜 보는 것도 한 방법인데 즉, 어떤 질병이나 문제들이 발생 한 환경을 캐물어 보는 것으로서, 지금까지 살면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Background)를 먼저 물어본 다음, 현재의 환자의 감정상태(Affect)를 물어 보기위하여 “지금 기분은 어떠세요?” 등을 물어 보고, “어떤 점이 당신을 가장 괴롭히고 있나요(Trouble)?”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위하여 “어떤 조치를 당신은 취하고 있나요(Handling)?” 등을 물어보면서 환자에게 적절히 감정이입을 해 주는 것(Empathy)도 한 방법이 된다고 한다.
또 중요한 것은 환자면담과정에서 환자자신이 자기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환자 자신을 능동적으로 개입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의사들이 환자들의 순응 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조건 의사의 말을 따르라고 강요하기 보다는 자발적으로 의사와 함께 밀착(adherence)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더 중요하다고 하였다.14) 의사가 환자들이 말하는 것을 잘 들을수록 환자는 만족하고 의사를 신뢰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치료가 잘 된다고 말하면서 의사들은 단순히 질병만 볼 것이 아니라 환자, 그 사람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프래트(Platt)은 역설하고 있다.15) 환자와의 면담을 성공적으로 끝내는 것은 의사의 몫이자 면담기술인데, 환자를 자극하는 말이나 분위기를 경직되게 이끌어 가는 것 등은 다 의사의 면담기법의 부족에 연유해서다. 환자는 고통 등으로 인해서 말하기조차 할 기분이 아닌데다 의사조차 분위기파악을 하지 못하고 환자를 불편하게 하면 면담기술이 없는 의사라고 보면 된다. 또 환자가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서 신경질을 내거나 명확한 진단을 내려주지도 않고 우물쭈물하는 의사를 접했다 던지, 어떤 이유로 인해서 환자가 원하는 데로 해주지 않은 의사를 대할 때는 환자가 불만을 가지게 마련이다. 정신과 의사인 베릴 론(Beryl Lawn)16)이 말하기로 다루기 힘든 환자들이나 인격형성이 잘 못된 환자들이 가장 두려움을 많이 가지는데 그 이유는, 환자자신의 생각에 앞으로 무엇인가 감당하지 못할 어떤 잘못된 일이 일어날까 하는 조바심 때문이라고 한다. 면담이 여러 이유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더라도 의사는 인내심을 가지고 환자의 말을 잘 들으면서 면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하는 것이 탁월한 의사의 임무이다. 이러자면 의사는 차분하게 그리고 안정적으로 환자와 면담을 진행하는 것도 치료과정의 일부분이 된다. 면담을 방해하는 요인들을 살펴보면, 환자의 생각에 의사가 항상 바쁠 것 같은 선입감 등을 가지고 환자 자신이 너무 서두르거나 해서 환자에게서 중요한 정보를 듣지 못할 경우나, 이전 환자와의 면담이나 치료로 인하여 너무 시간을 많이 빼앗기고 있을 경우나, 의사자신이 바쁜 스케줄로 인하여 초조해 할 경우나, 환자 자신이 말해서는 곤란한 일들(hidden agenda)을 말하지 못하고 숨기거나 머뭇거릴 경우 또는, 의사가 병상일지(chart)에 기록 등을 하느라고 정신이 없거나 할 때 등이다. 이러한 면담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없애기 위한 방편들로는 의사의 바쁜 일정 등이 예상 될 경우에는 시간 조절을 미리 해 둔다든지, 환자가 평상시 복용하거나 하는 일체의 보약이나 담배, 술, 커피 등의 기호 식품에 대해서는 미리 설문지 등에 적어서 오게 하거나, 미리 예상 질문들을 만들어 가지고 오게 하는 방법 등이 있으며, 환자를 진료하면서 동시에 기록 할 것은 기록하고 정리 할 것은 그때그때 해버리면 모든 정보를 빠뜨리지 않게 되며, 진료 도중에는 걸려오는 전화를 아예 받지 않고 보조원에게 메모를 하게 한다든지 또는, 방문 노크 등을 잘 제어하여서 면담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노력한다.
오늘날에는 거의 모든 면담이 컴퓨터 하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특히 환자와의 눈 맞춤(eye contact)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면담이 이루어진다는 점 등에 각별히 주의하여서 의도적으로 환자를 자주 쳐다보고 면담을 하며, 면담이 이루어진 다음에는 전자기록지(digital chart)를 한 번 더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며 환자에게 무조건적인 반대나 야유, 멸시 등을 하지 않고 어디까지나 환자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면담에 임하여야 한다. 환자가 신봉하는 종교나 영적문제에 관해서는 각별히 신경을 써야 되는데 17)18) 어떤 의사는 이러한 문제는 목사나 신부 및 승려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까지 말하고 있지만 큐멜라(Cumella)19)는 엔겔(Engel)20)이 주창했던 생-정신의학 모델을 생-정신-사회-영적인 모델로 해야 한다고 주창하는 것으로 보아서도, 영적인 문제는 질병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다. 환자들 중에서도 종교에 무관심한 자가 있는가 하면 어느 정도 영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진 자 또는, 완전히 영적인 문제에 사로 잡혀 있어서 생활의 모든 영역에 걸쳐서 영향을 끼치는 자 등의 여러 계층이 있어서 면담 중에서도 종교-영적인 면을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예로서, 면담을 하는 도중에서도 당신은 어떤 종교를 믿습니까? 또는 믿음생활을 하십니까? 라든지 또는 영적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등을 물어봐서 병이 난 원인과 치료과정에 참고하도록 면담 시 꼭 물어 보는 게 좋겠다. 그리고 환자의 종교 및 영적 문제를 알아보는 설문기구를 구비하여 물어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된다. 그러나 조심해야 할 것은 어디까지나 환자의 종교영역에 관해서만 물어 봐야지 의사자신의 종교적인 편견을 가지고 주관적으로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리터(R. Hal Ritter)21) 는 말하고 있다. 바야흐로 세계화 추세로 가고 있는 우리나라도 외국인 이주민이 급증하고 있는 현재 인종, 종족, 타민족, 이민자들의 종교가 서로 다르고 언어, 관습, 피부색깔이 다른 환자들인 것을 고려해서 그 국가나 민족의 고유한 관습, 습관, 인지구조 등을 알고 있어야 하며, 누구에게나 일률적으로 관습적으로 똑같이 면담하는 대신 환자 각각에게 알맞은 맞춤 면담을 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면담을 효율적으로 하기위해서는 환자와의 면담 후에 되먹임(feedback)을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의사가 인식하면서도 어딘가 모호한 것을 환자에게 되물어 보면서 확실히 해보는 것은 그 치료과정에서 아주 중요하며 만일 두 사람 사이에 확실한 의사소통이 안 될 때면 엉뚱한 가설설정이나 검사 등을 하게 된다. 고로 환자의 말을 잘 들으면서 훌륭한 경청(傾聽)자가 되는 것은, 의사(意思)를 전달하고자 하는 환자에게는 크나 큰 만족감을 주게 되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온정과 이해의 감정을 가지고 환자의 입장에 서 보는 것은 환자의 경험을 우리가 간접적으로 경험해 보는 것이다. 감정이입은 의사로 하여금 환자와 기쁨을 함께 나누고 환자의 슬픔 속으로 들어가 공감을 만들어 보고 그로인하여 환자와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듦에 있다. 또 환자를 인격체로 존중함은 면담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환자를 한 인격체로 다루고 진정으로 염려하는 태도를 가지게 되면 면담통로가 열린다고 보면 된다. 환자를 존중하고 이해한다는 것은 의사의 관점을 환자에게 강요함을 의미하지는 않고 비록, 동의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을 수용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면담을 한다고 보면 된다. 이해란 상호간에 주고받는 것이다. 환자와 의사 모두 서로 다른 감정과 인격을 지니고 있으므로 면담이 잘 되려면 이러한 점을 충분히 숙지하여야 한다. 예의를 갖추고 환자의 입장을 고려하면서 환자의 관점을 인정하고 환자의 장점을 격려하고 강화해주는 것이 수용적인 태도이다. 이러한 태도에는 환자와 함께 대화하려는 개방성과 의지가 포함되어있는 것이다. 조건 없이 환자를 수용하면 면담이 원활하게 된다. 이럴 때 의사가 비록 조그마한 실수를 하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받아들여질 것이다. 진실 되고 진지하게 서로를 수용하면서 면담하기 위해서는 상호 존중 해 주는 것이 기본조건이 된다. 자신과 상대방을 신뢰한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솔직하게 마음을 연다는 것이며 환자와의 깊고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지게 된다. 그리하여 의사의 생각과 경험을 공개하고 기회를 만들어 주도록 하라. 그리하면 의사의 생각과 경험은 이해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가 됨을 알 수 있다. 환자를 진정으로 신뢰하면 의사 자신도 보답으로 신뢰를 받아 면담이 원활히 이루어 질 것이다. 의사자신과 환자가 서로 믿을 때에야 만이 서로에게 발전을 가져다주고 문제해결에 도움을 줄 면담을 과감하게 추진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간혹 권위자의 입장에 있는 의사들이 자기 마음대로 행동 할 수 있다고 잘 못 생각하고 자신의 방식대로 잘 할 수 있다고 고집하기 쉽다. 의사가 숙련된 면담을 하기 위해서는 환자에게 힘을 내 보이기보다는 최상의 진료를 위해 환자를 도울 방안을 찾자. 즉 환자생각에, 이 의사가 나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고 진정으로 풀어 주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보이고 환자에게 감동을 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로보아서 면담 성공을 위해서는 환자와의 소통성(rapport)이 가장 중요한 관건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면담기술이 좋아야 이러한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며 환자가 안도하게 되고 의사에 대한 신뢰감을 얻게 되는 것이다. 환자를 이해하는 마음, 그리고 환자와의 감정이입, 연민의 정과 진정으로 환자를 위하는 마음 등을 가져서 환자가 만족하게 될 때에야 만이 비로소 환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가 잘 풀리게 된다. 동시에 환자에게 병의 과정과 치료과정에서의 환자의 적극적 참여 등을 설득시켜 환자만족을 가져 올 수 있게 된다.
환자와의 대화가 잘 되지 않으면 치료도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의료분쟁을 더 잘 야기 한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서 의사가 가진 치료기술보다는 오히려 환자-의사관계가 좋을 때에야 만이 분쟁해결이 더 쉽게 원만히 이루어진다고 한다.22) 왜냐하면 의료 분쟁의 결과 의료사고 문제로 법정에 서는 것도 환자의 불만인 것이 많으며 이는 대개 대화 부족으로 인해서 야기될 때가 많다고 한다. 예로서 환자가 병의 진행과정이나 치료, 향후 예후나 치료비 등에 관하여 충분히 알지 못하면 불평, 불만이 커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의료분쟁으로 치닫게 된다는 것이다. 고로 환자에 대한 연민의 정과 진정한 관심 그리고, 철저히 환자를 관찰하고 속속들이 챙겨주는 것 등은 치료를 위한 첩경이 된다고 보면 된다. 홈즈(Oliver Wendell Holmes)23)가 말하기를, 의사는 모름지기 천천히 이야기하고 옷을 단정하게 차려입어야하고 자세는 근엄하게, 눈은 정면으로 쳐다보면서 환자에게 좋은 인상을 주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연민의 정을 가지고 솔직하면서도 정직한 태도를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상냥한 웃음은 환자에게 호감을 주게 되고 관계향상에 기여하게 되지만 거짓되고 기만적인 웃음은 환자가 단번에 알아차리게 된다고 말하였다. 나아가 자세는 꼿꼿해야하며 환자의 이름을 정확하게 기억하거나 불러야하며 만일, 노인 환자일 경우에는 일어나 부축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환자가 말하는 것들과 정보들은 의사가 귀담아 들어야하며 신중하게 생각하여야한다. 환자의 말을 듣고 친절하게 대꾸해주며 진지하게 대해줄 때 의사의 자질구레한 잘못들을 간과하거나 무시해 버린다고 술회하였다. 의사들이 업무가 과중하거나 딴 일에 신경을 쓰다보면 환자에게 소홀하게 되거나 신경질 등을 낼 수가 있고 해서 환자에게 불만을 사게 된다고도 하였다. 가끔은 우울증환자들이 자질구레한 증상들이나 별 것도 아닌 문제들을 가지고 의사들을 성가시게 하거나 골탕을 먹이기도 한다고도 하였다.24) 결론적으로 의사는 환자들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이의 비결로는 여러 요인들이 관련된다고 본다. 환자들이 만족한다는 것은 치료과정에서 의사가 얼마나 인간적인 대접을 해 주면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병에 대해서 속속들이 설명을 해 주었고 치료를 해 주었느냐에 달려있다. 또, 의사들이 어떤 검사를 하고 엑스레이 사진을 찍었느냐 보다 환자를 얼마나 잘 도와주려고 노력했느냐에 달려 있다. 의학적인 문제들 외에 비의학적인 자질구레한 일상생활 속의 관심사들을 서로 주고 받게 되면 환자들이 더 만족하고 의사에 대한 신뢰감을 더 가지게 된다고 그로서 (Gross,1998)는 말하면서 환자들의 불만요인들로는, 의사가 환자에 대하여 무관심했다든가 의사가 약속을 잘 안 지켰다든지, 의료비계산을 잘 못했다든지, 전화 상담을 잘 하여 주지 못했다든지 하면 환자들이 불만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가 보고한 통계수치를 보면 환자들은 단지 4%만이 자기들의 불만족을 표시 할 뿐 96%가량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속으로 삭이며 그럴 경우에는 약 91%가 두 번 다시 그 의사를 찾지 않는다고 한다.25) 의학면담에 있어서 의사의 처치 개입 못지않게 대인 관계적 요소가 매우 중요하다고 여러 번 서술한바 이러한 인식의 변화를 반영하듯이 의사와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면담기술 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으나26)27) 아직까지 의사와 환자 사이의 의사소통의 내용이나 구조 및 기능을 면밀히 분석하고 강의와 실습을 통해 면담기술을 강화시키고자 하는 구체적인 노력이 부족한 면이 있다.28) 또, 우리 고유의 문화와 정서에 꼭 맞는 의학면담기법이 필요함과 동시에 연구개발 또한 절실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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